뒷북리뷰

마흔살의 정리법

할머니약손 2018. 2. 8. 22:19

새로운 인생을 사는

마흔살의 정리법

사카오카 요코 지음/이아소/2012년9월10일/204쪽


많은 것을 소유한 지금, 당신을 행복한가?


버리고 정리함으로써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

넘치는 물건과 인맥을 정리하고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법



  정해둔 퇴사를 앞두고 짐정리를 하는데 그동안 바빠서 미루고 미뤄왔던, 집안 켜켜히 쌓이고 쳐박혀 있는 나의 번뇌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우왓~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거지? 그... 뭐... 정리정문가를 불러서 돈으로 해결할까? 생각하다가 바빠서 피곤해서 지쳐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그렇게 또 머릿속에 "정리해야지 정리해야지"라며 간직하고 있다가 폐기물용 노랑봉투를 사 놓고 어느덧 6~8개월이 흘렀다. 에휴~ 내 팔자야....



  퇴사를 기약한 기간은 점점 임박해 오고 막상 닥쳐서 하려니 이 많은 분량.. 엄두가 나지않아 도저히 못참겠다는 생각이 들어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일단 강좌를 듣기로 했다. 들으면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에.... 인터넷 검색을 하면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원, 구청소속 여성회관, 평생교육원 등은 성별을 불문하고 생활에 유용한 각종 강좌가 많이 개설된다. 


  내가 신청한 과정은 "정리수납 지도사!!" 주간과정도 있는데 아직 하고 있는 일이 있으니 야간과정을 신청? 아니 예약해뒀다. 워낙 인기가 좋아 1개월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수강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을 계기로 내가 변화하길 기대하면서


  시작된 첫 수업... 강사님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 권하셔서 수업 쉬는시간에 '이왕 정리를 마음 먹은 김에, 그래~ 그까짓 것 한 번 읽어보자'라고 결심하며 단숨에? 책을 구매하면 좋겠지만 우여곡절?(ㅜ.ㅠ) 끝에 구매하였다. 왜냐하면...



  이게 웬말인가!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 상품... 24시간 서점, 알려줘 서점, 어서옵쑈, 교버, 굿마켓 등 국내 유명 사이트를 뒤져가며 품절취소 통보를 4번 받고 결국 중고서적을 웃돈을 주어 구매, 왜! 구매했는냐? 물으신다면 처음엔 리뷰나 보면 되긋지...라고 그냥 넘기려다가.. 2~3번째 품절취소 통보를 받으니 오기가 생겼다. 이게 뭐라구~ 크르릉~~~ 화르르~~~~ 정리를 마음먹은 이상!!!!!! 꼭! 정복하고 말테닷!! 라고 울부짓으며 구매했드랬지요...


  이 책의 리뷰는 미리보기에서 많이 보셨을 테니 정리를 통해 내 삶과 미래를 바꾸고 싶은 분들이라면 공감되고 도움이 될 만한 내가 인상 깊이 읽은 부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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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활기찬 삶을 원하시나요?

  

  이 책의 주요 목적은 물건을 수납하는 테크닉이나 물건 정리 노하우를 가르쳐주는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지금부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잘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결정하며, 그리하여 본인에게 불필요한 것을 내다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p.22


  어지러운 물건을 정리하는 진짜 방법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직시한 다음에 마음을 정리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을 저는 특별히 노전정리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노전정리, 老前整理"


  노전정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앞으로 즐겁고 충만한 삼을 살아가는데 꼭 핑요한 물건만 취사선택하는 힘을 기르는 것, 그러기 위해서 우선 머리와 마음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정리법이 아닙니다.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테리어 코디네이터로서 주택이나 생활공간 디자인에 관련된 일을 30여년 정도 했는데, 이때 베리어프리(barrier free)에 관한 내용을 모색하다가 '노전정리'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 강좌의 주요 대상을 케어매니져(중환자에게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전문가-옮긴이)나 개호 헬퍼(가정을 방문해서 중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옮긴이)로 일하는 사람들 이었다. 이들을 통해 개호 현장에 관해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좀 더 현장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케어매니져 자격증을 따고 직접 개호 현장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대부분의 집에 물건이 너무 많아서 기껏 설치한 난간 손잡이를 사용할 수가 없다든지, 복도나 통로를 휠체어가 지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닥에 쌓아놓은 물건이 쓰러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말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실버타운 같은 데 들어가게 되었을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짐이 지극히 적다는 사실이었다. 


  개호 현장을 다니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은 베리어 프리 문제가 아니라 차고 넘치는 물건이었다. 남이 보기에는 쓸데없는 고물이나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집과,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



  기력이 없는 고령자는 안 그래도 걸음걸이가 불안하다. 그렇게 때문에 바닥이 평평하고 발에 걸리는 것이 없는 주거환경에서 사는게 좋다. 애써 베리어프리 공사를 하고 손잡이를 설치해놨는데도 그 밑에 물건이 쌓여 일상 생활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혼자 살든 부부가 살든, 그 집에서 살아온 날이 길면 길수록 물건은 늘어난다. 이사를 자주 하는 집이라면 이사를 할 때마다 어느정도 버릴 것을 버리게 되니 짐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 십년을 한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물건을 처분할 만한 기회가 별로 없다. 그래서 짐이 점점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막상 실버타운이나 요양 시설에 들어가게 되는 시점이 되면 어떻게 될까?


* 출처 : 실버타운 평면도-한국마이크로닉 Type 배치도

http://www.micronic.co.kr/2011kor/02_products/img/SilverTown_system.jpg


  일본의 경우 유료 실버타운은 넓어야 50제곱미터(15평.125) 정도밖에 안된다. 좁은 곳을 10제곱미터 정도 되는 방 한 칸이 전부다. 넓은 곳으로 들어가는 경우라 해도 어치피 갖고 들어갈 수 있는 짐은 한정되어 있다. 


  집안에 있는 물건을 처분하는 일에는 손도 못 댄 채 그대로 놔두고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또 누군가가 나중에 그 짐을 정리해야겠지.




  10제곱미터짜리 방 한 칸의 경우에는 작은 장롱 하나가 전부다. 게다가 그 절반 정도의 공간은 실버타운에서 준비해 둔 개호용 팬피 같은 것이 차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집에서 들고 올 수 있는 짐이란 결국 옷가방 몇 개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노인은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물건을 옮긴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움 일이 아니다. 특히 혼자사는 노인이라면 가구나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젋었을 때는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던 일, 가볍게 싹싹 해치우고 정리하던 일조차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나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치운다거나 정리한다는 말은, 젊었을 때는 기분전환의 계기 또는 산뜻하고 긍정적이며 상쾌한 이미지를 동반하고 다가온다. 그러나 같은 말인데도 나이가 들면 그 말이 다른 의미를 띠게 된다. 노인으로서는 정리를 발전적이고 긍적적으로 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설사 노인이 쓰레기장이 되기 직전 상태에서 살고 있다 하더라도, 이제는 그 환경에서 마음 편히 지내도록 하고 다른 방법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나이와 몸 상태에 따라, 과연 정리하는 것이 가능한 상태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서 적절한 지점에서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를 하는데는 

기력, 체력, 판단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이 들면 들수록 버리는 것에 대해서 판단하기가 어려워 진다. 그렇게 때문에 늙기 전에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냉엄한 현실은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자가 되고, 개호인력도 모자라고 돌봐줄 자녀의 숫자도 저출산으로 적다.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우리나라는 58년 개띠로 태어나신 분들)가 한꺼번에 퇴직하고 (72년생, 쥐띠 서태지) 세대가 50대를 바라보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므로 미리미리 확실하게 치우고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10년 후 15년 후에는 이미 늦을지도 모른다. 


* 출처 : http://www.fetimes.co.kr/news/photo/201602/42886_28524_3840.jpg


  아직 기력과 체력과 판단력이 왕성할 때, 미리미리 물건을 정리할 준비를 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결단력을 길러 장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가볍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고인이 되고 나서 유족들에게 유품정리가 힘든 이유는 체력이 달리거나 시간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내 부모나 친척이 남긴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확인해 나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보자, 낡은 사진첩에서 이런저런 옷가지에 이르기 까지, 고인의 인생과 마주하는 일이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은 가족에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 출처 : 서귀포 70대 노인 집에서 쓰레기 3톤 나와

http://ph.jejusori.net/news/photo/201602/174394_198577_4402.jpg


  전문업체도 있지만 전문업자에게 맡기지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귀중품이나 돈이 여기 저기서 조금씩 나온 것이라는 이야기다. 고독사 어르신의 유품에서 두툼한 지폐다발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심심찮게 듣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이와 같이 괴롭고 힘든 유품 정리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자식들이나 가족에게 절대로 이런 일을 겪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p.33 


  스승에게 배운 아름다운 마무리


  누구나 언젠가는 인생에서 마지막을 맞이한다. 저자에게 "두 갈래 길에서 어느쪽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더 어려운 길로 가라."고 가르쳐 주신 인생의 스승이 계신다. 색채심리 전문가인 아키타 무네히라 선생이다. 선생의 나이 50세에 간암이 발견되었다. 



  그러자 선생은 아무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도록 병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주변 정리를 지시했다. 물론 그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마지막을 정리하는 과정이 참으로 훌륭하고 빈틈이 없었으며 그야말로 완벽했다. p.197


  선생은 암이란 사실을 알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더욱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선생은 자신의 운명을 깨끗이 받아들이고 가족을 비롯해 지금까지 신세 진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모든 것을 스스로 정리했다. 


  구체적으로 학계와 관련된 일, 강의, 업무 인수인계, 집에 있는 소중한 물건의 적절한 분배, 가족들만의 장례식과 구체적인 장례 과정에 이르기까지 세세히 지시했다. 


  수많은 책은 대학 도서관에 기증하고, 일부 전문서적은 그 분야를 전공하는 선생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결정해서 나중에 가족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업도록 했다. 장례식은 조용히 고인을 기릴 수 있는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유품정리 때도 유족들이 곤란을 겪을 일이 없었다. p.198


참으로 단정하고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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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스님이 생각났다. 법정 스님 덕분에 한때 뭇 중생들이 많은 깨우침을 받았지만 역시 그때 뿐이었다. 2012년에 사카오카 요코는 그것을 생활속에서 실천하게 깨달음을 주는 또 다른 현자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특히 충격? 받은 것은 나의 번뇌들이 유족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현실를 미리 생각 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스승이었던 색채심리 전문가 아키타 무네히라 선생처럼 나의 노년과 마지막 순간도 그 누구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삶은 뇌에서 시뮬레이션만 했지 막상 나의 번뇌들과 함께 지금부터 척척 처분해버릴 생각은 못했던 것이 부끄럽고 또한 지금이라도 깨닫게 되어서 다행스러웠다. 


*출처 : 15평 인테리어

http://www.theartist.co.kr/news/photo/201707/3481_21242_4954.jpg


  초고령사회 향후 5~ 10년이내에 대한민국 더 나아가 전 인류가 마주할 현실을 퇴사 덕분에 연관 연상법으로 정리수납 지도사 수강 그리고 마흔살의 정리법을 통해 미리 알게되어서 다행이고, 주변 정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그 동안의 삶이 시뮬레이션에서 머물지 않고 실천하여 비워내는 삶으로 거듭나길 바라면 리뷰를 마친다.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이 글을 읽어주는 오늘을 열심히 사시는 언니들 오빠들 그리고 사랑스런 동생들 노전정리 꼭 도전해보시길 화이팅!! 

                                                               

*출처 : 새로운 인생을 사는 마흔살의 정리법 / 

카사오카 요코 지음 / 이아소 p.21~33, 197~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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